네이버의 영수증 인증 서비스는 2019년 11월 초부터 정식 출시되었어요. 네이버 마이 플레이스에서 영수증을 찍고 리뷰하면 네이버 포인트를 주는 건데요. 출시 이후 10개월 뒤에는 인증 건 수가 무려 1억 건을 돌파했었죠. 일 평균 영수증 제출 수가 무려 65만 평균 리뷰 작성 수는 무려 40만 건에 달한다고 하니 엄청난 이용자들의 참여율을 보여준 셈이죠. 이는 반대로 보면 네이버가 영수증을 구매하는 것만으로 무려 30억 원(평균가 30원 x1 억 건) 정도나 지출한 셈인데요. 도대체 네이버는 왜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면서 영수증을 매입할까요?

네이버가 온라인 결제 시장에서 강자라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죠. 하지만 오프라인 결제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은 매우 작아요. 네이버 페이를 통해 오프라인 결제를 늘려가고 있지만 2021년 1분기 전체 결제액(8조 4000억) 중 오프라인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었죠. 이런 상황에서 영수증 인증 서비스는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를 가져갈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었어요. 소비자가 인증만 해준다면 어떤 카드사를 이용하든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특장점까지!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는 직접적으로 돈이 됩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데이터 거래소에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직접 판매하여 얻는 수익이 있거든요. 이미 카드사들은 데이터 거래를 통해 데이터 관련 매출을 많이 내고 있고요. 네이버도 2020년 9월, 자사의 데이터를 금융데이터 거래소에 판매 등록했어요. 상품은 2가지로 ‘온라인 쇼핑 트렌드 데이터’와 ‘지역 비즈니스 데이터’! 이 중 영수증 구입을 통해 얻은 데이터는 ‘지역 비즈니스 데이터’ 상품에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죠?

간접적으로 돈이 되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요? 네이버는 2022년 사상 최대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어요. 그중 핵심은 바로 ‘검색서비스’였죠. 이런 광고에서 중요한 건 역시 ‘데이터’. 데이터가 많고 다양할수록 보다 더 정확한 타겟팅 광고(맞춤형 광고)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에서 지역, 방문 시간, 구매 품목, 거래액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영수증 데이터는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 상세정보와도 결합할 수 있기에 소중한 자원인데, 이런 데이터를 한 건당 단돈 50원에 얻는다? 이건 정말 네이버 입장에서 못 참는 꿀 데이터인 셈이죠. 그렇기에 네이버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영수증 서비스를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며 유지시키고 있어요.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중이던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보고(VOGO)'를 운영하고 있는 보고 플레이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어요. MAU(월 평균 이용자 수), 거래액 등의 지표를 기반으로 빠르게 후속 투자를 유치해서 몸집을 키워갔던 스타트업들이 금리 인상과 경기 불안으로 인해 투자에 연달아 실패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건데요. 플랫폼 기업의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 이제는 실제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췄는지가 1순위 조건이 되었음에도 보고(VOGO)는 최저가, 페이백, 적립금 정책에 의존하여 지표를 만들었기에 내실 없는 재무성과를 낸 거죠. 보고 사태는 단순히 라이브 커머스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는 건전한 매출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해요. 쌓아올린 고객층은 라이브 커머스의 본질인 소통과 신뢰가 아닌 할인과 적립금에 반응한 것이기 때문에 이탈하는 비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어요.

보고 사례와는 별개로 라이브 커머스 사업의 반경을 해외로 확장하는 기업들도 있어요. 네이버와 카카오는 22년 말, 라이브 커머스를 통한 해외 시장 영향력 강화를 위해 각각 포시마크와 그립을 인수했는데요. 포시마크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주요 서비스로 하는 북미 최대 개인거래(C2C) 커머스 플랫폼이며 그립은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한 경험이 있는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입니다. 두 기업 모두 라이브 커머스의 잠재력,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가치가 커질 것이라 판단한 것이 인상적인데요. 보고 사례와는 달리 이미 견고한 사용자층을 가지고 있는 플랫폼을 인수한 것이 주목할 점이죠.

네이버와 카카오는 직접 운영하고 있는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솔루션인 ‘네이버 쇼핑 라이브’와 ‘카카오 쇼핑 라이브’에도 초기에 비해 점점 지원하는 기업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는데요. ‘스몰 브랜드’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이들을 플랫폼에 유입시킴에 있어 라이브 커머스라는 포맷이 매력적이기 때문이에요. 이용자와의 소통을 무기로 삼는 라이브 커머스는 대기업보다 SMB(중소, 중견 사업자)에서 더 높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