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PPL은 제품과 소정의 제작비 정도만 지원하는 형식이었죠. 하지만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며 제작비 부담도 급증하자 방송사들은 PPL 수익 극대화에 나서기 시작했어요. PPL이 2009년 방송법 개정으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자 방송계에는 본격적인 PPL이 시작됩니다. 2024 광고산업조사에 따르면 국내 PPL 시장 규모는 무려 1964억 원에 달하는데, 이는 초창기 비해 무려 6배가 넘는 수치에요. 하지만 방송사들이 PPL을 늘리면서 시청자들의 불만도 커졌어요. PPL 제품의 장점을 부각하는 과정에서 어색한 장면이나 대사가 끼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이렇게 몰입도를 해칠 정도로 노골적이고 부자연스러운 PPL은 광고주의 입김 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PPL을 통한 매출이 절박한 방송사와 외주사 입장에서는 광고주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OTT는 상황이 방송사와 완전히 달라요. OTT는 월 구독료를 받는 구조이기에 광고 매출 없이도 제작비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죠. OTT 업체들은 '광고 없는 콘텐츠 무한 제공'을 어필하며 빠르게 성장했어요. 넷플릭스 CEO는 2019년 "광고로 수익을 창출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하며 기존 방송사와는 다르다는 점을 어필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더 이상 OTT도 광고 청정지역이 아니에요. 넷플릭스는 2022년부터 광고 요금제를 도입했죠. 구독료를 낮춘 대신 콘텐츠 재생 도중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인데요. 초반의 우려와는 달리 구독자 수가 늘고 매출이 증가하는 등 대성공을 거두며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았어요. 이제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지 않은 OTT를 찾기 어려울 정도가 됐습니다.

PPL도 마찬가지예요. 월스트리트저널이 애플tv+ 오리지널 콘텐츠 4개를 분석한 결과 1분당 1.24번꼴로 애플 제품이 등장했어요. 하지만 넷플릭스는 조금 다른 방식을 채택했어요. 유료 PPL을 하지 않고, 브랜드와 협업 형태로 진행하는 건데요. 서로의 채널에서 브랜드와 콘텐츠를 같이 노출하는 식이에요. 다만 넷플릭스도 언젠가는 수익성 PPL을 도입하게 될 거라는 전망도 많아요. 넷플릭스가 PPL을 통한 매년 80~140억 달러에 달하는 걸로 예상되는 추가 수익을 무시할 수 없을 거라고 보는 거죠. 광고에 부정적이던 OTT 업계가 변하게 된 이유는 역시나 급등하는 제작비 때문이에요. OTT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작비 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제작비가 치솟자 방송사는 물론, OTT도 압박에 시달리기 시작했어요.

PPL이 OTT와 만나 새롭게 진화할 거라는 말도 나와요. 요즘 주목받는 것 중 하나가 바로 VPP(Virtual Product Placement)입니다. AI를 활용해 특정 장면에 광고를 후편집으로 삽입하는 건데요. OTT가 가지고 있는 이용자 데이터(취향, 관심 분야 등)를 활용해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제품을 자동 생성해 해당 장면에 노출해요. 이용자 맞춤형 광고라 광고 효과는 훨씬 높을 걸로 예상되죠. PPL은 때로는 제작비를 지원하고 몰입도를 높이는 소중한 도우미가 되기도, 때로는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방해꾼이 되기도 합니다. "광고는 절대 없다"라고 말했던 넷플릭스도 광고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걸 보면, 결국 콘텐츠와 광고는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앞으로 PPL은 어디까지 진화하게 될지 지켜보시죠.

글로벌 트렌드 조사 기업 WGSN이 2024년 주요 소비자 마인드셋 키워드로 '글리머(Glimmer)'를 선정했어요. 글리머는 심리치료사 뎁 다나(Deb Dana)가 사용한 개념으로,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트리거와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하고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작은 기쁨과 긍정의 순간을 의미하죠. 예측할 수 없는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찾으려 해요.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뷰티 업계에서도 글리머 트렌드가 눈에 띄는데요. 지금부터 글리머 트렌드를 반영한 뷰티 아이템들을 살펴볼까요?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패키지와 질감을 가진 뷰티 아이템들이 주목받고 있어요. 손끝에서 느껴지는 장난기 가득한 텍스처는 소비자들에게 감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젤리 같은 제형의 퓌(Fwee)의 립앤치크 글로이 젤리팟과 스틱 타입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밀크 메이크업의 쿨링 워터 젤리 립 & 치크 틴트가 있어요. 이러한 제품들은 단순한 기능을 넘어 감성을 자극하며 하루의 작은 힐링 포인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뷰티 제품은 이제 단순한 화장품이 아니라 패션 아이템처럼 활용되고 있어요. 휴대성과 디자인을 강조한 뷰티 악세서리가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요소로 활용하고 있죠. 모델 헤일리 비버가 런칭한 비건 뷰티 브랜드 로드 스킨(Rhode Skin)은 립 틴트를 보관할 수 있는 아이폰 케이스를 선보이며 폭발적 반응을 일으키기도 했어요. 이외에도 어뮤즈(Amuse)의 반지 립밥,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옥시젠슈티컬스의 오투쿠션 키링도  SNS를 통해 확산하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가방에 걸거나 키홀더에 같이 매달아 감각적인 악세서리로 활용할 수 있어 뷰티 제품의 경계를 확장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요.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은 이제 화장품도 자신의 취향에 맞게 꾸미기를 원해요. 화장품 꾸미기 트렌드는 단순한 제품 사용을 넘어 자신만의 스타일을 반영하는 재미를 제공하죠. 쿠션 케이스나 립스틱에 주얼리 장식을 더하거나, 화장품 파우치를 스티커와 참 장식으로 꾸미는데요. 나만의 개성을 반영한 제품을 통해 만족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에서도 소비자가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DIY 옵션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어요. 단순히 기능적인 제품이 아니라, 나만의 개성과 감성을 담을 수 있는 제품이 사랑받아요. 소비자들은 작은 순간에도 기쁨을 찾고자 하며, 브랜드들은 이러한 감각적 경험을 제품과 서비스에 어떻게 녹일지 고민할 필요가 있겠죠.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즐거움을 주는 디자인과 패키지, 직접 꾸밀 수 있는 참여형 경험까지! 이제 화장품도 단순한 뷰티가 아닌, 나만의 콘텐츠가 되는 시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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