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택받은 자만이 들을 수 있다는 "페페 플레이리스트"의 모든 것

2. 마케팅이라는 단어가 부끄럽나요?

3. #스레드광고 #서드파티쿠키 #토스쇼핑

4. 5월 1주차 주간 인기 콘텐츠

마케띵킹 : 요즘 초대 받아야만 들을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가 있다던데요?
팀퍼포먼스 : 맞아요! 오늘은 입소문만으로 퍼진 '페페 플레이리스트'의 모든 걸 소개할게요.

최근 유튜브 피드에서 채널명도, 제목도 없는 유튜브 영상이 알고리즘에 뜬다는 내용으로 한참 화제가 되고 있어요. 흥미로운 사실은 이 유튜브 채널이 채널 개설 3주 만에 구독자 18.6만 명을 돌파했다는 것! 기세를 이어 지금은 57만명을 달성했는데요. 이 채널은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주 콘텐츠로 다루고 있어요. 단 하나의 단서는 바로 "페페 더 프로그(PEPE the Frog)" 이미지의 썸네일!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이 채널을 "페페 플리"라고 불러요. 최고 조회수는 455만 회. 동영상은 겨우 18개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이 채널이 화제가 된 건,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아요. 영상 제목이나 채널명이 전혀 없으니, 새로운 시청자 입장에선 '대체 무슨 영상이길래 저렇게 조회 수가 높지?' 싶어 호기심을 갖게 되고 또, 썸네일에 등장하는 페페(PEPE) 캐릭터 때문에 인터넷 밈에 익숙한 이들은 "어, 저거 밈 아닌가?"라고 생각하며 클릭하게 되죠. 그래서 알고리즘 노출 이후 클릭률이 높아진 것뿐만 아니라, 유튜브 성공의 핵심인 좋댓구알(좋아요, 댓글, 구독, 알림 설정)을 유도하는 구조가 형성되었어요. 이 영상을 다시 보거나, 한 번도 이 채널에 노출되지 않은 시청자가 해당 채널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단 세 가지뿐입니다. 1️⃣ 구독 후, 구독 채널 목록에서 찾기 2️⃣ 지인에게 공유받기 3️⃣ 좋아요를 눌러 '좋아요 한 영상'에서 찾기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공유와 좋아요 수가 증가했고, 높은 구독자 수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이 채널 영상을 보면, 댓글도 엄청나게 활발해요. 특히 행복을 전달하는 댓글들이 꽤 많은데요. 서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마치 친근한 이웃들과 함께하는 따뜻한 마을에 온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설령 본인의 취향과 맞지 않는 플레이리스트라도, 댓글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죠. 특히 채널명, 영상 제목, 캡션 어디에도 단서가 없어 플레이리스트 속 노래 제목을 알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댓글에서 "이 노래 제목 아시는 분?"하고 묻고 답하며, 자연스럽게 '온기 있는 소통'이 이루어져요. 이렇다 보니 시청자들은 노래를 끝까지 듣고, 댓글까지 정독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결과적으로 영상 체류 시간이 증가하면서 유튜브 알고리즘이 더욱 강력하게 추천하게 돼요.

마케띵킹 : 가끔 마케팅이 '팔기 위한 기술'처럼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브랜드컨설팅랩 AW : 그래서 오늘은 마케팅에 씌워진 편견을 벗기고, 그 진짜 의미를 함께 생각해보려 해요.

'마케팅'이라는 단어는 한때 자본주의 세상의 모든 원리를 설명하는 마법의 단어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그 자리를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차지하고 있어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서점에선 브랜딩이 자기계발로 분류됐지만, 이제는 별도 섹션이 생길 정도로 대중의 인식이 바뀌었죠. 과거엔 '브랜딩'을 이야기하면 어이없다는 반응을 들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기업과 에이전시가 정체성과 본질을 고민하며 브랜딩을 앞세우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국내에서 '브랜딩'이 널리 인식되기 시작한 계기는 '퍼스널 브랜딩'의 확산이었어요. SNS의 일상화로 개인이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자리 잡았고, 이는 사회적으로 당연한 흐름이 되었는데요. 퍼스널 브랜딩은 과거 ‘개인PR’에서 발전했으며, 이는 유교 기반 사회에서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인식 변화를 보여줘요. 이제 퍼스널 브랜딩은 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죠.

브랜딩은 자기 자신을 잘 알리는 데서 시작됐지만, 이제는 기업과 조직 차원의 전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어요. 그러나 브랜딩이 본질을 강화하고 드러내는 일로 여겨지면서, 마케팅은 점차 노골적인 상술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브랜딩을 하는 기업도 마케팅을 하지만, '이제 그걸 팔려고'가 되면 신뢰와 진정성이 훼손되는 것처럼 느껴지죠. 거기서 발생한 오명을 마케팅이 뒤집어 쓴 건 아닐까요?

브랜딩이 보편화되면서 멋있어 보이는 브랜드가 많아졌지만, 본질 없이 겉만 꾸미는 과용은 경계해야 해요. 브랜딩은 그저 멋진 옷을 입는 행위가 이닙니다. 굳이 따지자면, 명확한 자기인식의 결과죠. 자기인식 없이 파타고니아처럼 사고하고, 애플처럼 말한다고 그런 브랜드처럼 될 일은 없어요. 꾸밀 수 있는 언어와 팔 수 있는 언어가 달라서는 브랜드는 존립하기 힘듭니다. 두 언어가, 두 행동이 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브랜드와 제품의 괴리 때문이에요. 제품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가치이며, 그 가치는 소비자의 가치와 교환될 수 있어야 해요. 팔리는 가치(마케팅)가 소비자와 교환되기 위해서는 그 가치가 브랜드의 가치(브랜딩)와 일치할 때에 비로소 강력해져요.

최근 스레드에서 "마케팅은 장사, 브랜딩은 사업"이라는 문장을 보았습니다. 브랜딩과 마케팅이 어떻게 분리되고 정의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숱한 개념이 존재하죠. 솔직히 말하면, 저도 '브랜딩 천대 시절'에는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적이 있어요. 마케팅이 그저 가판대 위에서 제품만을 부각해 파는 행위로 가늠되는 현실에서, 그 전략적 의도를 강조하려던 몸부림에 가까웠죠. 브랜딩은 마케팅 앞단의 요식행위가 아닌 전략 그 자체입니다. 팔리지 않는 브랜딩은 브랜딩이 아니에요. 좋은 제품은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담고, 성능으로 이를 증명해야 하죠. 어느 브랜드라고 허세와 거짓으로 브랜드를 정의하는 경우는 없을 거예요. 이는 브랜드를 '마케팅' 하려다가 벌어지는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브랜딩이 그저 디자인이나 홍보의 수단으로 오해되는 인식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에요. 이제 브랜딩의 진정한 목적을 고민할 수 있는 성숙함이 도래하길 기대합니다.